제15차 람베스 회의가 람베스 궁, 캔터베리 대성당과 캔트대학교에서 개최됐다. 10년 주기로 개최되는 이 회의는 지난 2008년 14차 회의 이후 코로나로 인해 연기되다가 올해 7월 27일부터 8월 7일까지 열리게 되었다. 회의에는 대한성공회의 세 분 주교가 참석했다.

제15차 람베스 회의에서는 "하느님의 세계를 위한 하느님의 교회–다함께 걷고, 듣고, 증언하자"라는 주제를 두고 세계 165개국의 성공회 주교들이 구체적인 실천 방향을 연구하고 토론했다. 지난 1년 동안 46개 관구장들은 매월 한 차례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람베스 회의가 다뤄야 할 주요 의제들을 나누며 함께 '걷는' 여정을 이어왔으며, 람베스 궁에서 개최된 본회의에서는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과정이 진행됐고, 이제 주교들은 자신이 속한 관구, 교구, 교회에서 논의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증언'하는 과정을 진행하게 된다.

15차 회의는 특별히 "람베스 요청"(Lambeth Call)이라는 형식을 택했는데, 이는 상호 동등한 관계를 맺는 세계성공회공동체가 하나의 의견을 결정한 뒤 의견이 다른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참여하고 묵상하며 오랜 시간을 두고 설득해 나가는 열린 의사결정 과정을 위한 방식이다.

"람베스 요청"의 안건으로 다뤄진 주제는 총 10개로, ▲선교와 복음화, ▲안전한 교회, ▲성공회 정체성, ▲화해, ▲인간의 존엄성, ▲환경 및 지속 가능한 개발, ▲그리스도인의 일치, ▲종교 간 대화, ▲제자도, ▲과학과 신앙을 다뤘다.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는 람베스 회의에 세계 각지의 주교들을 초대하며 "올해의 람베스 회의는 우리 시대가 당면한 세계적인 위기,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맞닥뜨린 어려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향한 복음의 명령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지금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나눌 기회이자 도전의 시기"라고 말했다.

7월 27일부터 시작된 회의에서는 각 주제에 대한 신학적 배경을 먼저 살피고 구체적인 요청의 내용을 공유하는 일정이 진행됐다. "선교와 복음화" 주제를 두고는 "그리스도의 복음이 지닌 힘과 경이로움으로 교회가 새로워지기를 추구"해야 하며, "모든 그리스도인은 매년 적어도 한 명이 믿음에 이르고 성장할 수 있기를 기도하자"는 구체적인 요청도 담겼다.

"안전한 교회" 주제를 두고는 "세계성공회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헌장을 채택할 것"과 "성공회 교회 간의 사목 적합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개하자"는 요청이 담겼다.

"화해" 주제에서는 "세계성공회공동체를 둘러싼 분열과 분리, 양극화를 치유하기 위해 기도"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잉글랜드를 중심으로 한 "식민주의적 유산"을 청산하고, 동성애 성직자 서품 문제와 관련해 회의 참석을 거부한 나이지리아, 르완다, 우간다 성공회와의 대화를 이어가자고 요청했다.

"인간의 존엄성" 주제에서는 제국주의와 노예제도와 관련된 역사적 폐해를 연구하고 이에 대응하는 기구(ACRA)를 설립해 활동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세계성공회공동체 구성원들이 직면한 빈곤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기금 마련, 세계성공회협의회를 통한 성, 젠더 문제에 관심을 두는 사안을 협의했다.

"환경 및 지속 가능한 개발" 주제에서는 기후위기, 생물 다양성의 파괴, 오염이라는 세 가지 환경위기를 긴급한 문제로 보고 국제 사회의 적극적인 해결 노력과 교회의 신앙적 대응을 촉구했다.

"과학과 신앙" 주제에서는 종교와 과학의 관계를 '갈등'으로 보는 대중의 신화적 인식을 변화시키고 재정립할 것을 요청하고, 세계성공회공동체 안에 설립된 과학위원회가 성공회의 대학교들, 신학대학 등을 통해 과학과 신앙의 긍정적인 대화를 이끌어 줄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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